confsearch.org라는 검색 도구를 찾아본 이야기
이 아카이브에 처음 도착한 사람에게 가장 먼저 건네고 싶은 이야기는 이 도메인이 왜 confsearch라는 이름을 달고 있느냐는 배경이다. 이 자리에 편지가 쌓이기 전에 이 도메인은 컴퓨터 과학 학회를 찾아 다니는 사람들을 위한 검색 도구의 자리였다.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분산 컴퓨팅 그룹이 오래 운영한 프로젝트였고 일정 기간이 지난 뒤 학교의 서브도메인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원래의 도메인은 한동안 비어 있었고 그 빈 자리 위에 새 편지 아카이브를 세우기로 했다. 이 편지가 그 시작을 알리는 짧은 노트다.
검색 도구를 찾아 다니던 시절
학회 검색 도구가 왜 필요했는지부터 정리하자. 컴퓨터 과학의 학회는 갈래가 매우 다양해서 자기 분야에 맞는 자리를 찾는 일이 쉽지 않다. 이론 쪽에서만 봐도 알고리즘 학회와 복잡도 학회의 결이 다르고 시스템 쪽에서도 운영체제 학회와 데이터베이스 학회의 초록이 완전히 다른 문체로 쓰인다. 학회의 이름을 미리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CFP 발행 시점만 챙기면 되지만 자기 연구가 어느 학회의 결과 잘 맞을지 아직 판단이 서지 않은 사람에게는 검색 도구가 필요하다. 몇 년 전까지 이 도메인은 그런 사람들에게 지도의 역할을 했다.
검색 도구는 세 가지 축으로 학회를 정리해뒀다. 하나는 학회의 분야였다. 이론, 시스템, 네트워킹,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래밍 언어 같은 대분류가 있었고 각 대분류 아래에 세부 분야가 있었다. 두 번째 축은 마감이었다. 다가오는 CFP 마감을 시간 순으로 나열해두고 사용자가 관심 있는 학회를 골라 자신의 목록에 담을 수 있었다. 세 번째 축은 학회의 등급이었다. 학계에서 통용되는 A급 랭킹을 기준으로 학회를 정렬해서 처음 출판을 시도하는 학생이 감을 잡을 수 있게 도왔다. 이 세 축의 조합이 검색 도구의 강점이었다.
검색 도구가 사라진 뒤
도메인이 만료되고 검색 도구가 학교 서브도메인으로 이관되면서 원래의 URL을 기억하고 있던 사람들이 잠깐 혼란을 겪었다. 학교 서브도메인 쪽은 React 기반의 새 인터페이스로 다시 만들어졌고 기능은 유지됐지만 URL 구조가 바뀌었다. 옛 URL을 그대로 가리키던 학술 블로그의 링크들이 죽었고 그 링크를 통해 이 도메인으로 흘러 들어오던 트래픽이 사라졌다. 이 편지 아카이브는 그 링크들을 완전히 되살리지는 못하지만 최소한 이 도메인에 도착한 방문자가 무엇을 기대하고 왔는지를 존중하려고 한다.
검색 도구의 대안은 여러 곳에 흩어져 있다. 특정 SIG의 이벤트 페이지가 자신의 학회 마감을 안내하고 학회 매니저 개인 블로그가 CFP를 정리한다. WikiCFP 같은 크라우드소싱 사이트도 여전히 활발하고 학회 트위터 계정이 마감 임박 알림을 발신한다. 이 방식들은 각각의 장점이 있지만 하나의 지도로 통합되진 않는다. 옛 검색 도구가 한 자리에 모아뒀던 세 개의 축을 다시 하나로 합친 대안은 아직 없는 셈이다. 이 아카이브도 그 대안을 자처하지는 않는다. 이 자리는 편지의 자리다.
검색 도구의 인터페이스에 남은 결
옛 도구의 인터페이스는 정보 밀도가 높은 학술 사이트 특유의 결을 갖고 있었다. 화면 중앙에 검색창이 놓이고 그 아래에 다가오는 학회 마감이 시간 순으로 나열됐다. 왼쪽 사이드바에는 분야 필터와 등급 필터가 있었고 오른쪽에는 사용자가 관심 학회를 담아둔 개인 목록이 표시됐다. 이 세 영역이 한 화면 안에 함께 놓이면서 방문자가 학회를 훑고 골라 담는 흐름이 매끄럽게 이어졌다. 화면의 그래픽 요소는 거의 없었고 텍스트와 표만으로 구성됐다. 이 결은 학술 그룹이 유지하는 도구의 전형적인 모습이었고 그 담백함이 오히려 오래 신뢰받는 이유가 됐다.
검색 결과의 정렬 방식도 특징적이었다. 기본 정렬은 마감 순이었지만 사용자가 학회 등급 순으로 재정렬할 수 있었고 개최 시기 순으로도 볼 수 있었다. 같은 마감 날짜를 가진 학회가 여럿 있으면 학회 등급이 높은 순으로 앞자리에 놓였다. 이 정렬 규칙은 학회 선택의 관성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론상 어느 순서로도 나열이 가능하지만 실제 사용자는 마감이 급한 학회와 등급이 높은 학회 사이에서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도메인 이관 시기의 미묘한 결
도메인이 학교 서브도메인 쪽으로 이관되던 시기의 학술 커뮤니티 반응은 조용한 편이었다. 큰 항의도 없었고 학회 매니저들의 연대 공지도 없었다. 그 시기의 뉴스레터에 짧은 안내 문장 한 줄이 실렸을 뿐이다. 학교 서브도메인 쪽으로 이동한 새 도구는 여전히 잘 유지되고 있고 옛 사용자 대부분은 자연스럽게 새 자리로 옮겨갔다. 이 조용함은 학술 도구의 이관이 대체로 어떻게 처리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남는다. 학술 그룹의 도구는 학교 안에서 세대를 바꿔가며 유지되고 그 유지의 리듬이 도메인의 만료보다 훨씬 오래간다.
옛 도메인이 만료 상태로 남아 있던 몇 달 동안 몇몇 학술 블로그의 링크가 죽은 채로 방치됐다. 이 링크들은 옛 도구의 특정 학회 상세 페이지를 가리키고 있어서 개별 문서 단위로 복구가 어려웠다. 이 편지 아카이브는 그 링크들을 편지 자리로 대체하는 방식을 택했지만 완전한 복구는 아니다. 옛 학회 상세 데이터는 이 편지에 담기지 않는다.
검색 도구의 자리를 편지 아카이브가 이어받는 결정은 자연스러운 이동은 아니다. 검색 도구는 데이터베이스이고 편지 아카이브는 서사다. 데이터베이스는 사실을 정리하지만 편지는 판단을 옮긴다. 이 자리의 편지는 학회의 개최지를 정확히 나열하는 대신 그 개최지에서 지나간 저녁을 남긴다. 학회 등급을 표기하는 대신 그 등급이 실제 참관 인상과 어떻게 어긋나는지를 노트로 남긴다. 이 방식의 유용성은 데이터베이스의 유용성과 다르지만 나름의 자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편지를 시작하기 전에 검색 도구의 원본 URL 여덟 개를 살펴봤다. index, about, categories, upcoming, topics, search, rating, help가 그 자리들이었다. 각 자리는 원래의 검색 도구가 담당하던 기능을 정리하는 자리였고 이제는 각 자리에 편지가 하나씩 도착할 계획이다. 이 편지는 index 자리에 놓이는 첫 편지이고 다음 편지는 about 자리에 놓인다. 이 아카이브의 첫 갈래가 이렇게 만들어진다.
편지의 발신 리듬
편지는 학회 시즌이 몰리는 봄과 가을에 자주 도착한다. 편지 하나에 한 학회를 담는 것이 원칙이지만 리서치 편지의 경우는 여러 학회를 함께 다룬다. 특히 옛 검색 도구의 자리에 들어가는 편지들은 리서치 성격이 강해서 하나의 편지에서 여러 학회의 결이 함께 언급된다. 그 편지들은 참관 편지와 결이 조금 다르다. 참관 편지가 학회장의 인상을 옮긴다면 리서치 편지는 학회의 성격 자체를 짚는다.
이 편지 아래에 이어질 리서치 편지는 분야별 학회 갈래 정리와 다가오는 학회 마감 정리다. 앞의 편지는 CS 학회의 큰 갈래를 정리하고 뒤의 편지는 개인이 CFP 마감을 관리하는 방식을 정리한다. 두 편지는 옛 검색 도구의 categories 자리와 upcoming 자리에 대응한다. 편지의 슬러그는 원본 URL의 슬러그와 다르지만 자리의 성격은 그대로 유지된다.
편지의 태도
이 편지 아카이브의 태도는 어렵지 않다. 학회에 대한 관찰을 정직하게 옮기고 학회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대화를 무례하지 않게 요약하고 개최지의 도시가 남긴 인상을 편지의 흐름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둔다. 이 태도가 데이터베이스의 정확성을 대체하는 것은 아니지만 학회에 처음 가보려는 사람에게는 데이터베이스가 주지 못하는 감각을 전할 수 있다. 등록비 숫자만으로는 학회의 분위기를 알 수 없고 개최지의 지도만으로는 학회장 근처 골목의 결을 알 수 없다.
이 편지는 그런 감각들의 창고를 여는 첫 문이다. 다음 편지가 도착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이 자리는 일단 열려 있다. 방문자는 카테고리 아카이브를 살펴보며 자신에게 맞는 편지를 골라 읽을 수 있고 검색창에 학회의 이름이나 도시의 이름을 넣어 편지를 찾을 수도 있다. 어떤 편지가 자기에게 유용했는지에 대한 메시지를 남기고 싶다면 Contact 자리를 통해 남길 수 있다. 그런 메시지가 도착하면 이 아카이브의 다음 편지가 조금 더 담담한 결로 이어질 힘을 얻는다.
이 편지의 위치
이 편지는 세미나와 워크샵 노트라는 갈래에 놓인다. 리서치 성격의 편지라서 국내 개발자 컨퍼런스 갈래나 해외 A급 학술 컨퍼런스 갈래보다는 세미나 노트의 갈래가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편지가 학회의 실체를 관찰하는 대신 학회 검색 도구라는 도구 자체를 관찰하기 때문이다. 이 갈래 안에는 유튜브 백엔드 세미나 큐레이션 편지나 학회 CFP 작성 실전 노트도 함께 들어온다. 리서치 편지들이 모여드는 자리라고 봐도 좋다.
편지의 다음 장에는 이 아카이브가 confsearch라는 이름을 이어받기로 한 결정의 배경이 담긴다. 그 결정에는 원본 프로젝트의 창립자에 대한 존중과 한국어 큐레이션 편지라는 새 자리의 자립이 함께 담긴다. 이 편지는 검색 도구의 자리를 편지로 채우는 첫 걸음이었고 다음 편지는 그 첫 걸음이 어떤 문맥에서 나왔는지를 정리한다. 이 아카이브의 걸음이 얼마나 오래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첫 편지를 정성껏 다듬어 두는 일은 그 다음 편지들의 결에 영향을 준다. 이 첫 편지가 담담하게 도착하는 편이 다음 편지들에게도 좋은 참조점이 된다고 판단했다. 편지 아래에 이어질 관련 편지의 목록은 이 아카이브의 흐름을 따라 자동으로 구성된다. 방문자는 그 목록에서 다음 편지를 고르거나 홈으로 돌아가 다른 갈래의 편지를 열어볼 수 있다. 이 자리에 도착한 방문자가 오래 머물지 않아도 좋다. 학회 검색 도구의 자리를 잠깐 훑어보고 가는 방문자와 편지 아카이브에 자리를 잡는 방문자 모두 이 자리의 의미 있는 손님이다.
자주 묻는 질문
- confsearch.org 원본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 학교 서브도메인 쪽으로 자리를 옮겨 confsearch.ethz.ch에서 운영된다. React 기반 인터페이스로 다시 만들어졌고 검색 기능은 유지된다.
- 옛 URL을 그대로 사용해도 되는가
- 옛 URL은 이 편지 아카이브의 편지 자리로 이어진다. 검색 도구 기능은 학교 서브도메인에서 이용할 수 있다.
- 이 아카이브가 검색 기능을 대체하는가
- 대체하지 않는다. 이 자리는 편지 아카이브이며 학회 검색 도구의 데이터베이스 기능을 재현하지 않는다.
- 리서치 편지와 참관 편지의 차이는 무엇인가
- 리서치 편지는 학회의 성격을 짚고 참관 편지는 학회장의 인상을 옮긴다. 리서치 편지는 여러 학회를 하나의 편지에서 함께 다루기도 한다.
- 다음 편지는 언제 도착하는가
- 학회 시즌이 몰리는 봄과 가을에 편지가 자주 도착한다. 리서치 편지 여덟 편이 옛 검색 도구의 여덟 자리를 이어받는 흐름으로 배치된다.


